고오급 만년필과는 거리가 먼,
보급형이면서 실 사용 용도로 팔려와서 저의 손에 혹사당하고 있는
만년필들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놀랍게도(?) 전부 컨버터를 사용 중이며,
거의 매주마다 잉크를 채워 넣는 것 같은데 그때마다 물티슈를 깔아 놓고
잉크를 흘리지 않으려고 애쓰느라 고달프다-는 말을 덧붙여봅니다. OTL
왼쪽부터
- 플래티넘 | 센츄리
- 킬크 | 노보 바로크
- 플래티넘 | 프레피
- 파버 카스텔 | 온도로
- 카웨코 | 스포츠
- 라미 | 사파리
- 카웨코 | 페르케오
입니다.
Platinum Century
일본은 영국과 독일에서부터 만년필을 배워오더니
필기체로 흘려 쓰는 용도이던 펜촉을 갖고 한자를 좁은 면적에 구겨 넣어가며 써야하다보니
세필 닙의 개발에서는 아마 세계 넘버원이지 않을까 합니다.
덕분에 가는 필체를 뽑아낼 수는 있지만
특유의 종이를 바늘 끝으로 긁는 듯한 느낌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막눈인 저에게는 언뜻 봐서는 세일러 사와 플래티넘 사의 제품이 거의 분간이 안 갈 정도로
디자인이 참.... 스테디라고 해야할지 전통적이라고 해야할지,
거기서 거기인 디자인이지만..
사르트르 블루- 라는 겉멋이 확 느껴지는 네이밍에 홀렸던 듯..합니다. lol
Kilk NovoBaroque
킬크는 튀르키예 태생으로 우아한 디자인을 강점으로 꼽을 수 있겠습니다.
자개 느낌의 크림색 배럴과 귀갑 무늬를 연상케 하는 커피색 캡에 섬세한 스털링 감성의 은장이
새삼 사람을 설레게하거든요.
필기감 자체도 나쁘지 않은 편이고, 일단 디자인에서 첫눈에 반해 들여버린 만년필이에요.
고딕 혹은 클래식 감성에 걸맞는 기분내기용 만년필로 가장 아끼는 녀석입니다.
다만 닙의 유연성의 한계인지, 진한 잉크도 모두 연하게 나오는 놀라온 기능이 있습니다.(..)
Platinum Preppy
프레피는 플레티넘의 학생을 위한 라인-이라고 명시할 정도로
가벼운 필기감과 학생들이 용돈으로도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저렴한 가격이 강점이에요.
말그대로 공부할 때 필기용으로 쓰일 만큼 저렴함이 특징임에도 필기감도 부드럽고, 내구성도 훌륭합니다.
다만 멋내기용 디자인과는 거리가 먼데다가,
실용성을 추구하므로 만년필 입문자에게 가장 좋은 짝꿍이 될 것 같습니다.
FaberCastell Ondoro
카버 카스텔은 뭐 안만드는 필기구가 있나 싶을 정도로
발이 넓은 만큼 만년필에서도 준수한 필기감과 퀄리티를 보장하는 듯합니다.
다만 온도로는 고급스러움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스틸 컬러의 뚜껑이 어마어마하게 무겁고,
배럴 안에도 스틸을 넣어놔서 묵직합니다.
필기 등으로 쓰기에는 손목에 무리가 많이 갈 듯하고,
정말 사인용으로 쓰거나 패션 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가장 낫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블랙 + 메탈의 조합이 마음에 들어서 외출용, 다이어리 기입 용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Kaweco Sports
카웨코 스포츠는 짧은 단신에 캡을 뒤에 끼우면 길이가 연장되는 디자인이에요.
작은 수첩과 찰떡인 확신의 센터 상의 느낌이랄까요. lol
닙도 나름 낭창하고 부드럽게 잘 쓰여집니다.
단점으로는 배럴(몸통)이 짧은 만큼 컨버터의 용량을 늘려서 잉크를 많이 담게 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가뜩이나 작은 컨버터 용량에다가 읭? 씰 떼없이 으잉? 하는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고요..
피스톤 방식으로 꼭다리를 잡아 당겨서 잉크를 빨아올리는 형식이라 길이 공간을 엄청 잡아먹게 만들어 놨어요.
다른 컨버터들은 다 멀쩡히 돌리는 트위스트 방식인데...
컨버터 자체가 가늘기도 하고... 기술의 한계인지 아니면 놀리려고 한 것인지 컨버터 용량이 매우 아쉽습니다.
Lamy Safari
라미의 사파리는 뭐 말할 것도 없이 가장 부드럽게 잘 쓰이고, 가장 대중적인 인지도의 만년필이 아닐까 싶어요.
다만 세필의 닙이라고 해도 많이 굵은 편이고 잉크를 뿜어내는 듯한 성깔(?)을 보입니다.
나름 리미티드 에디션의 컬러를 들였는데 생각보다 쨍한 푸시아 계열 핫핑크라 보고 있자면 질리는 컬러입니다.
이런 컬러의 제품이 내 취향이 아니었군-하고 학습하고 난 뒤에 다시는 튀는 컬러는 안들이겠지.. 했는데
인간의 어리석음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고..
Kaweco Perkeo
카웨코의 경우는 스포츠의 필기감이 부드러웠던 기억이 있으니 긴 사이즈로 들여봐야겠다!하고
색감도 키치한 D 뮤지엄 콜라보로 들였는데, 펜촉도 딱딱하고 잉크도 닙에 잘 머금지를 못해서 실망한 편이었습니다.
단지 컬러가 배합이 귀엽다-가 장점의 끝인 셈이지요...
카웨코 특유의 각진 캡 디자인이 카웨코 서포츠(..)와 같은 유전자를 갖고 있구나- 싶기는 합니다.
그 외에도
왜 나만 잉크가 자꾸 터지는 불량품이 걸렸는지 모르겠는 파커와
기타 등등의 만년필들이 있습니다만, 요것도 어느 정도 분량이 쌓이면 기록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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