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습니다만은..
마냥 사이가 좋을 수 없는 가족들에게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든 그날,
문득 머리 속에선 격렬한 충동이 일고 있었습니다.
당장에 독립이 자금의 문제로 어렵다면
맛보기로만 자취해보는 수준으로 집을 임대를 해보자.
그렇게 극 내향성 + 계획적인 성격에 무계획적인 자취가 시작되었습니다!
자취의 장점은 두 말 할 것 없이 자유!
이 나이가 될 때까지 자취 경험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경제적, 물리적 독립을 아직 이루지 못한 것은 개인적으로 떳떳하지 못한 기분이라
월세보다도 돈이 더 들지만, 충동적으로 시작한 자취에 나름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빚도 실시간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요...
자취의 장점은 단연 자유롭다입니다.
누군가 나의 외출과 귀가에 딴지를 걸거나, 어지르고 치우지 않아도 잔소리하지 않고,
어떤 꼬라지로 집 안을 활보하고 다녀도 눈치 보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이런 일차원적인 부분 외에도
내 의지와 상관 없이 쌓여 있던, 생활감 있는, 내 것이 아닌 것도 포함한 물건들,
나 외의 타인을 위한 것이라 마음대로 치우거나 처분할 수 없던 잡다한 물품들이
내 공간에서는 없어도 됩니다.
오로지 내가 쓸 것들만을 내 취향대로
내 생활 환경을 처음부터 리셋한 뒤 선택적으로 들이고, 배치하고, 관리하고, 둘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을 직접 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싫은 것이 아니라면
일상생활에서 이만한 해방감과 자존감을 충전해줄 만한 사안은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하지만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 듯이 모든 것을 내가 관리하고 정리하고 처리해야합니다.
자취의 단점은 가장 원초적인 것
1.
개인적으로 독립을 가장 꺼려하게 만들었던 문제로는
1인 가구가 되어버린 이상 내 몸과 안전은 내가 책임져야하고
불의의 사건이 발생해도 어쩔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큽니다.
자기 전에는 도어락의 건전지를 빼두고, 도어 체인을 걸어야하는 번거로움과
환기 때는 실내가 잘 보이지 않도록 신경써야하는 것이
아주 하찮은 안전 대책에 일부분이고요.
2.
그 다음은 당연히 돈이 끊임 없이 쓰이게 된다는 점입니다.
먹고, 입고, 마시고, 씻는 것 까지 모든 것에 돈이 든다는 것을 체감하게 됩니다.
온수에는 보일러가, 통풍에는 에어컨과 서큘레이터가, 조리에도 인덕션이건 레인지건
전기와 가스가 드는 것은 당연하고요.
이 땅 위에 살아 있는 상태니까 세금도, 공과금도 모두 지출로 저당 잡힙니다.
이런 이유로 자금과 안전을 위해 공동주거, 쉐어를 선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같이 사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파악할 수도 없고
금전적인 문제와 인간성의 문제로 사이가 틀어지는 계기가 되기도 하니 신중해야하고요.
자취에 대한 모든 것을 정리하기 위해
기록 중독자는 다이어리를 꺼내든다
지금은 코인 세탁방에서
에어컨 바람을 쐬며 포스팅 중,
아아를 곁들인
이번의 기록 pick(..)은 미도리 MD페이퍼 B6 사이즈 모눈 노트!
그리고 찰떡으로 사이즈가 잘 맞는 톤랜드 바인더로 낙찰.
자취한다더니 자취방 구하는 건 어쩌고 리스트부터 쓰고 있느냐..
하신다면 3시간의 서칭 끝에 대애애애-충 골라버린 방이 있으니 다음에 기회가 되면
써보기로 하고.
[ 테마별 = 좁아터진 원룸을 어떻게든 나노 미터 단위로 용도 별 구획을 나눠보기 ] 에 따라
필요한 것, 가지고 갈 것, 현장에서 구입할 것을 정리해봅니다.
주방 (인덕션, 전자레인지만 있는 경우)
싫든 좋든 음식을 먹어야 살 수가 있습니다.
배달이 됐건 조리를 하건
요리를 위해서 필수불가결한 것들을 우선 정리해봅니다.
- 주방 가위 (칼, 도마를 생략할 수 있게 됨)
- 편수 냄비 (프라이팬, 팬과 같은 크기의 큰 뚜껑 등을 생략할 수 있게 됨)
- 전자레인지 가능 내열 용기 (전기 그릴, 에어프라이어 등을 생략할 수 있게 됨)
- 설거지 세제
- 설거지용 수세미
- 청소용 수세미
- 키친타올 (행주 등을 생략할 수 있게 됨)
- 키친 클로스 (개수대에서 쓸 수건, 내열 장갑 등을 생략할 수 있게 됨)
- 우묵한 실리콘 주걱 (국자, 뒤집개를 생략할 수 있게 됨)
- 식초 (섬유 탈취제/린스, 과일 세척제, 위생용품 등-의 세제를 생략할 수 있게 됨)
- 위생 비닐백 (소분 / 밀폐 용기를 생략할 수 있게 됨)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그만
- 레인지 전용 세제
- 채반
- 믹싱볼
욕실 (욕조와 샤워 부스, 비데가 없는 경우)
- 수건 (샤워 등 여러 장을 쓰고 세탁할 수 있도록 다다익선)
- 비누 (샴푸, 바디 워시를 생략할 수 있게 됨)
- 칫솔
- 치약 (대용량 한 개면 부분 세탁용 세제, 청소 전용 세제를 생략할 수 있게 됨)
- 락스 (청소와 세탁, 세척에 필수)
- 청결제(pH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므로 전용 청결제를 써야함)
- 휴지 (다다익선)
- 청소 솔 (변기용과 바닥, 선반용을 구분하면 좋음)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그만
- 디퓨저
- 샤워 커튼 (화장실 안쪽에서 문을 덮도록 설치)
침실 (침대가 없는 경우)
- 베개
- 담요 (큰 사이즈면 이불을 생략할 수 있게 됨)
- 전기 모기 매트 (가을모기, 겨울 날파리를 박멸)
- 토퍼 (매트리스, 침대, 소파를 생략할 수 있게 됨)
- 테이프 클리너 (청소기, 먼지떨이, 대걸레를 생략할 수 있게 됨)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그만
- 무드등
- 안대, 이어플러그
- 쿠션
서재
- 랩탑, 태블릿 용 멀티 탭
- 상 (책상과 의자, 책꽂이, 서랍장을 생략할 수 있게 됨)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그만
- 간이 책꽂이(필기구, 케이블 등의 수납에 용이)
- 서랍장 혹은 협탁
- 벽시계
드레스룸 (붙박이장이 있는 경우)
- 논슬립 옷걸이(다다익선, 바지용 상의용 겉옷용을 생략할 수 있게 됨)
- S자 고리(벽걸이 고정 핀 등을 생략할 수 있게 됨)
- 화장품, 비상약품, 위생용품 용도를 나눈 파우치 (흩어놓지 않고 모아서 관리 가능해짐)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그만
- 섬유 탈취제
- 옷장
세탁실 (세탁기만 있는 경우)
- 중성 세제 타블렛 (통돌이+드럼 겸용을 구입하면 세제 전용 투입구를 거치지 않아도 됨)
- 여행용 빨레줄 (건조대, 빨레 집게를 생략할 수 있게 됨)
- 스탭퍼 (발딛는 용도로 의자, 식탁, 다용도 수납함을 생략할 수 있게 됨)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그만
- 세탁물 이동용 타포린백
- 스팀 다리미
- 건조대
그 밖에도 물품에 따라 편리함, 가격에서
쿠팡 > 할인 마트 >다이소 순으로 차이가 나기도 하므로
직접 현지의 마트를 둘러보아야겠습니다.
이제 필요한 리스트를 정리했으니,
갖고 있는 것과 부피가 작아서 가져갈 수 있는 물품과
현지에서 구입하는게 나은 물품을 구분하여 체크하고 준비합니다.
다음은... 분명 정리한다고 했는데도 구멍이 있을 쇼핑 리스트를 보완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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