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한 권만 쓰질 못하는 종자야
다이어리 한 권을 진득하게 쓰지 못하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은
개인적으로 가장 큰 이유는,
먼슬리 위클리 데일리가 한권에 다 붙어 있어서
이런 저런 포메이션을 다 갖추려다보니 사이즈도 커지고
종이 양이 많으니두께도 두껍고 무게도 무거워서
들고 다니다가...
들고 다니다가.....
넣어 다니다가.....
한 6개월은 참다 못해서 결국은
아이씨! 무거워서 디지겠네!!!! 하고 내동댕이 쳐버리고
다시 만년 다이어리나
프리 노트로 갈아타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는 결국은 모눈 노트나 룰드 노트에다가
달력 그리고
주간 스케쥴 표를 그리고
날짜 별로 다 표시해가며 앉아 있다가
또 그리다가...
그리다가....
줄 긋다가.....
아오 쌸 이게 뭐하는 짓이야!
하고 다시 먼슬리 위클리 다 짜여져 있는 기존 다이어리로 돌아오면
몇달 건너 뛴 휑한 먼슬리와
날짜가 지나버려서 재활용하기도 애매한 위클리 때문에
기분까지 싱숭생숭 해져버리는 것이지요.
큰 마음 먹고 빌린 주말 농장을 초반에는 열심히 가꾸고 관리하고
주말마다 착실히 내려가기를 몇달 하다가,
야근이 피곤하고
출장에 밀리고
휴가에 잊혀지다가
결국 아차 싶어서 찔리는 마음에 슬금슬금 돌아가보면
쑥대밭이 되어버린 것을 본 기분이랄까요.
알아서 좀 기록이 되고 쌓여 있으면 좋을텐데
아날로그 종이 다이어리는 내가 시간을 쓰고
노력하고 관심을 꾸준히 갖지 않는다면
그냥 휴지조각이 되어버립니다.
정말 초인적인 인내심과 정신력이 없다면
한해 동안 딱 한권의 다이어리를 완성하기란 여간 쉽지 않습니다.
또 한권만 들고 다니기엔 너무나 간편하고 휴대성이 좋은
어플리케이션, 태블릿, 휴대폰 등 대안이 너무 많은 탓도 있고요.
문득 연말이 되어 올해 써 놓은 다이어리와 플래너, 스케쥴러를 들여다봤더니
군데 군데 초토화가 되어 마음까지 휑하게 만들어버리는
쓰다 말았던 다이어리를 회생시켜보는 아이디어를 메모해둘까 합니다.
먼슬리 채우기
개인적으로 빈칸의 타격이 가장 큰 것은 위클리이지만..
우선은 칸칸이 나눠져서 더 감이 안잡히는 먼슬리를 먼저 공략해보려고 해요.
그나마도 매일매일 체크했던 루틴이 있다면
먼슬리를 채우기에 적합합니다.
10분 독서, 매일 걷기, 물 마시기 등을 그나마 어플리케이션 등으로 기록했던 데이터를 따라서
특정 기호나 그림을 기준으로 정해서
아예 먼슬리 전체에 그림으로 전개해버립니다.
제대로 수행한 날에는 꽃을 그리고, 깜빡한 날에는 알파벳으로 표시하는 식입니다.
세필 붓이나 0.3mm 이하의 얇은 펜으로 그림을 그리면 좀더 세밀하게 칸을 채울 수 있고
더 그럴 싸해보이는 블록 채우기 그림이 됩니다 (ㅎㅎㅎ)
날씨 채우기도 가능합니다.
무슨 국민학교 그림일기도 아니고 날씨?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이것은 나의 정신 상태 날씨입니다.
무드 트래커로 칸칸히 도형이나 컬러로 표시하는 대신
깜지를 쓰듯이 한번에 몰아서 지난 달의 기록을 매꾸는 필살기(?)인 것이지요.
일정 기간 동안의
마음의 상태 변화를 돌아보기에 가장 적합한 방법이 이 무드 트래거입니다.
사실 컬러링을 하기 위해 마카나 사인펜, 색연필로 색깔을 일일이 칠하기 귀찮아서
원펜 원컬러 드로잉으로 노선을 틀어버린 결과물이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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