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80퍼센트를 서울에서 살아온 서울 촌놈으로서, 충청도는 미지와 신비의 세계였습니다.
서울은 뭔가 복잡하고 빽빽하고 답답하고 시끄러운데다 까탈스러운 깍쟁이의 느낌이라면
대전이라 하면 능청스러운 말투와 날카로운 혜안, 서울에 비하면 느긋함과 평화로운 선비의 도시 같은 느낌이랄까..
특히나 성심당의 전설은 마르고 닳도록 들어왔으니...
올해 아주 극 초반 시기에 동생인 R군이 대전에 뭔 모임을 따라 갔다가 성심당에서 사왔다는 튀김소보로를 먹어보고 나서
그 성심당에 대한 궁금증은 더더욱 커져만 갔지요.
그렇게 충동적으로 나도! 성!!심!!!당!!!!!!!을 외치며 달려 간 것이 이번 대전 성심당 투어입니다.
성심당 본진은 대전역에서부터 택시로 10분도 안걸립니다.
그리하여 지하철과 버스는 나빌레라하고 택시로만 누벼보기로 합니다.
택시 기사님 왈 :
대전은요-,
이 쪽에서 저 쪽 끝까지 갈 때 기사가 암만
나쁜 맘을 먹어도!
2만원이 못 나와요. 절!대!
아침에 성심당에 가고 점심에 지나가며 성심당 케이크 부티크에 들리고
저녁에 숙소에 돌아가는 길에 본점을 또 들리고
온천 다녀오는 길에 케이크 부티크에 다시 들리는 짓을 이틀 내리 했더니..
당분간은 성심당 소리만 들어도 경기 일으킬 듯...
성심당은 대전 전역에 고루 분포해 있습니다.
역에도 있고 시내에도 있으며, 번화가에도 있지요.
저는 일렬 종대로 분포한 로망의 쇼핑 로드를 따르면서도 딸기 시루의 실물을 보고 싶어서 콕 집어 성심당 본점과
그 근처의 숙소를 잡았더랬습니다.
내부에서는 따로 줄을 따라 이동하지 않고 자유롭게 구경할 수 있기 때문에
주류의 흐름을 거슬러 샥 샥 사람들과 트레이 사이를 돌아다니다 보면
서로의 트레이를 힐끔힐끔 염탐하며 뭐가 맛있나 구경을 할 수 있습니다.
본점 2층에 위치한 플라잉 팬을
줄창 1층 레이드를 도느라 미처 가보지 못했다가 마지막날 화장실가면서 뒤늦게 발견하고는 전두엽을 빡! 쳤지요.
빵만이 아니라 성심당에서 운영하는 파스타, 피자도 만날 수 있는데,
플라잉 팬은 다음에 대전을 찾게 된다면 꼭 가야할 맛집 리스트에 적어 둡니다.
꼭.. 가고 싶다....
오후 1시 경, 본점의 내부에 입성하자마자 어머 이건 사야해가 바로나오는 과일 페이스트리들을 줍줍 해주고,
나머지는 사람들이 많아서 사진찍겠다며 까불기를 포기하고 묵묵히 빵들을 집어 올립니다.
눈과 손과 발이 삼박자로 요리조리 사람들에게 부딪히지 않도록 조심하며 속도감 있게 들어야해요.
7시가 넘어가면 줄지어 연두색 종이 가방에 빵들을 실어나르던 사람들도 빠져나가면서
케이크 부티크도 한숨 돌릴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있는 시간입니다.
역시 봄이라서 딸기 딸기 파티입니다.
딸기 러버들은 행복할 수 밖에 없는 쇼케이스..
내부도 뭔가... 몽블랑 컬러와 밤 색으로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에요.
저녁이나 되어서야 인테리어 구경하고 있는 1인...
성심당의 캐릭터인 파란 곰돌이를 사고 싶은데... 5월 중에 입고될 예정이라고 하니 인터넷으로 주문하기를 노려봐야겠습니다. :)
양 손으로도 모자랄 양의 빵에다가 8살 난 셸티까지 들고(?) 다녀야하다보니 부피가 큰 케이크는 엄두도 못내서 딸기 중에는 타르트로 소소하게 합의를 보았습니다.
빵들이 하나 같이 맛이 강하지 않지만, 계속 먹게 되는 데다가,
저렴한 인공감미료 맛도 없고, 시간이 지나도 기름이나 소스에 쩔어서 물컹해지거나 곤죽이되지도 않았어요.
식감이 파삭, 쫄깃, 부드러운, 폭신한 식감이 충실하고, 과일도 신선도가 굉장히 높았어요.
서울에서는 한 개당 6~8천원은 할 빵들이 3, 4천원 대니 왜 성심당을 외치는지 충분히 알 법도 하고요. ㅇㅇ
개인적으로 명란 바게트는 정말 사랑입니다.
성심당에 한번 더 가기 위해서... 돈을 벌어야함을 절실히 깨달으며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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