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덕한 반죽을 만들 때는 설탕, 밀가루, 카카오 파우더 끼리는 대충 마리아쥬로 휘적이다가
버터와 우유에 오일과 함께 섞을 때는 두 개의 거품기가 달린 핸드믹서를 한 손에 자동 소총을 쏘듯이 들고
다른 한 손은 허리에 올리고서 다소 껄렁(?)한 자세로 완전히 크림화 될 때까지 버튼을 지그시 눌러주며 난사합니다.
그리고 예열해둔 상태에서 적당히 부풀어 오르겠거니- 하는 타이밍까지 전기 오븐을 방치하면 되고요..
그 사이에 바지런하게 생크림과 딸기를 손질하면 좀 더 유능감 = 셀프 있어빌리티를 즐길 수 있습니다.
다크 초콜릿을 베이스로한 어두운 색깔의 생지의 등 한 가운데를 V로 칼집을 내서 파내고나서
슈가파우더와 섞은 생크림을 스페츌러로 처덕- 올리고 반으로 썰어 놓은 딸기를 와르르 올리면
이 세상에서 쓸 모가 없다는 것을 실감하고 그냥 휙 사라지고 싶은 인간 하나를 스스로 구제할 수 있는 딸기 생크림 브라우니가 완성됩니다.
제가 만드는 브라우니는 가볍게 폭신한가 하면 점도를 머금은 듯해서 무겁고, 그렇다고 부드럽게 뭉게지는가 하면 퍼석하게 기공이 씹혀서 텍스처도 거칩니다.
그러면 딱딱한가 하면 물렁하긴 한데, 그렇다고 쫀득하거나 말캉한 식감과는 완전하게 대척점에 있어서
뭐라 말하기 힘든 게 브라우니의 식감인 것 같습니다.
씹다보면 턱이 괴로운데 멜팅 초콜렛을 얹으면 그나마 용서할 수 있다-는 주의였는데 하필 초콜릿이 똑 떨어져서 급하게 생크림을 얹어 놓고 혼자 아쉬워 하고 있습니다. lol
장장 20년 간 운영했다 방치했다 하기를 반복하며 겨우 연명하던 네이버 블로그가
기어이 가치를 잃어버린 와중에 아예 처음부터 시작하려면 다른 채널로 해보지 뭐, 하는 마음으로 시작한게 티스토리였는데,
쭉 다이어리를 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끌어가려다보니 혼자 북치고 장구치며 취미 생활을 하는 것이지만
소재 고갈을 겪고(?) 매일 쓰던 포스팅이 점점 텀을 늘려가고 있더군요...
아예 일을 하듯이 발행 시점을 정해두고 진행을 해볼까, 아니면 다시 매일 매일 다이어리를 펼쳐놓고 "뭐 하지?"하는 고민을 하며 시간을 보내야하는지 아직 확실하게 결론을 내리진 못했지만..
설사 그렇다 해도..! 네이버 블로그에서 철 없는 시절 고요한 평야에서 혼자 소리를 지르며 뛰어다니듯 날뛰던 시절처럼
혹은 지질한 학력인 주제에 철학적인 주제와 현학적인 문체로 남의 속을 긁지도 않을 수 있도록....
너절하게나마 생각나는 대로 전두엽을 거치지 않고 떠오르는 대로 쓰지는 않기 위해서 나름 노력을 해봐야겠습니다.
제발 머리 속에서 꺼내지 말아줬으면 싶은 생각을 배설한 트위터나, 무엇이 되었건 과시를 하고 싶은 인스타그램이 아니라
텍스트와 시점이 고정된 사진으로만 구축하는 블로그이기 때문에
의식이 흘러가는 과정을 드러나게 글을 쓰되, 책임 없이 소리만 지르지 않고 이야기를 하기 위해선
이따금 간헐적으로 발작하듯 '글을 싸지르고 싶은 충동'을 억눌러야하는 관종에게는 많은 노력을 요하는 부분이에요. (쏯)
(그러고보니 페이스북의 경우는
태평양을 사이에두고서 DM으로 지인들과, 그룹과 연락을 주고 받는데 사용하는 유저들을 목격하고 나니
말 그대로 연락처로 활용하는 예가 있어 뭐라 표현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혹은 종이 위에 얹어 놓은 생각이나 계획들을 사진으로 덜어다가 블로그에 내놓는 과정을 건너 뛰고
곧바로 웹 상에 꺼내놓고 싶은 것일 수도 있고요...
여튼, 종이의 다이어리를 거치지 않은 인터넷의 다이어리는 썸네일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일단은 존재하는 개인의 광장으로 남겨두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
그래서 형태를 이루지 못해서未 흩어져 있기는 한데 募, 존재하는 생각思이 있어서 미모사로 카테고리를 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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