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신포스 만들었다.
하도 바리스타라고 쓰고
잡몹 시다바리라고 부르는 대량의 인력들이
쿠폰 뿌려 놓은거랑
카드 뿌려놓은거랑
상품권 뿌려 놓은 것들
즉 신세계와 이마트가 합작으로 줄줄이 싸놓은 똥을 수습하느라
안그래도 박터지게 바쁜데 계산대에서 손님까지 붙들고 있자니
미치고 팔짝뛰겠다는....
흉흉하고 길고 긴 항변 끝에 작심하고 만든 것이라며,
중간에 '어, 저 쿠폰 있었는데 이걸로 할게요. '
할 경우 앞의 주문 결제 과정 다 취소하고
새로 처음부터 다시해야 하는 최악의 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고
자랑을 자랑을 자랑을 했더랬습니다.
이제 한 개의 키맵으로 뭔 페이가 됐건 뭔 쿠폰이 됐건
기프티 콘이며 별 쿠폰 뭔 난리 부르스를 춰도
버튼 한개 누름으로써 해결이 가능하다고요.
우리가 이렇게 노가다 일하는 너희를 생각한다,
생색이라도 내고 싶었던 것이겠죠.
진작에 키오스크를 들였으면
매출 감소로 인해 비대한 인력을 감축한다해도 타격이 없었을 것이고
비대면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도 이것저것 꼬치꼬치 계속 캐묻는
저 알바인지 직원인지 알 수 없는 모자에 앞치마 맨 사람에게
일일이 대답하는 피곤함을 줄일 수 있을 뿐더러
고객과 파트너의 유대감 조성 같은 핫바리 헛소리 교육을 안들어도 됐을텐데.
이미 누적 몇만명 씩이나 채용해버렸겠다.
기계를 새로 사들이고, 시스템을 새로 구축하는 비용보다
인간을 갈아넣는게 더 편하고 싸다는 것을 알고 있던
대기업 놈들이 '알빠노' 시전하고 무시하면 어쩌겠어요.
일개미들은 어쩔 수 없이 박봉에도 하던 일 계속하는 수 밖에요.
그러나 이게 웬걸
LH 외 대다수의 건설사가 아파트 갖고 양아치 짓을 해서 돈해쳐먹고 공공의 적이되어가는 중에
스타벅스 하청 프로그래밍 개발 업체도 뭘 해쳐먹었는지
스타벅스 굿즈팔이 대목 시즌인 11월부터 프리퀀시 적용에 문제가 생겨
기껏 신포스로 교육하는 바람에 다 건너 뛰었던
[구포스로 삽질하며 고객 달래면서
조잡하게 여기저기 퍼져 있는
버튼들 찾아서 빠르게 누르기 신공]을
교육 없이,
현장에서,
바로 즉시 수행해야 했던 것이지요.
미안하다, 'Back도' 한다.
진상 손님 빙의까지해가며 주문 시뮬레이션을 신포스로 다 배워서 가놨더니
배열부터 기능까지 다 다른 구버전 포스 앞에서
손님과 마주 선 채로 바보 천치가 된 기분을 아실랑가?
기존 매장에는 이미 최소 반 십년 가까이 일한 직원들이라고 해도
프로모션 음료며 신상들이 쏟아져서 외워야할 것도 많고
찾아야할 것도 많아서 평소와는 달라진 러시아워에는 날이 설 수 밖에 없는데
어리버리하게 오작동 중인 로봇청소기 같은 신입이
매번 뱅뱅돌면서 도와달라고 하면 매우 거슬릴 수 밖에 없고
하루 빨리 자기들 수준으로 빨리 빨리 손님들의 주문을 쳐내기를
심적 외적으로 압박해가며 학수고대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수 틀리면 진짜 씹어먹을 기세로다가...
심지어 크리스마스와 신년이 끼어 있는
연말 대목까지도 신포스와 구포스를 둘 다 간 봐가며
뭘 도입할지 결정을 못했다는 것도 문제인데,
더 무서운 건 구포스에 익숙해져버린 상태에서 다시 신포스로 돌아간다?
이미 박터지게 바쁜 시즌 동안 심신 상태가 무너져가며 굴러서 익혀놨더니
맛보기만 했던 신버전을 다시 쓰겠다는 것은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시 하는 아주 새롭고 신비로운 기분이 될 것입니다.
나보고 가뜩이나 예민해진 현장에서 바보짓 두번하라는 거잖아.
이보세요, 이마트. 너 대체 뭐하자는 거냐?
제대로 하는게 없어 어째
이 와중에 그건 그거고
그래도 기존에 하던 위생, 복장, 서비스마인드, 매장 관리 등은
계속 지켜야겠지요 ? ^_^
하며 상급자부터 신규인 나까지 긁어대는 본(사에서) 출(장 온)자의
지적질은 애브리타임 시도때도 없이 쳐들어오니
기존 파트너건 신규 파트너건 모두가 공통되게
힘이 든다 소리를 안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돈을 벌려면 굴러야하고
본사가 ㄱㅅㅎ여도 매장은 돌아가야하는 것을.
다음은 세번 욕했으니 한번은 좋은 점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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