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다이어리들>
- 브리짓 존스의 일기 : 브리짓의 일기장
-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 : 톰 리들의 일기장
-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 세바스챤의 일기장
-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 : 민효신과 유시은의 교환 일기장
- 번외 - 사바하 : 박목사의 수첩
다이어리 쓰기를 좋아하다보니 영상 매체나
작품에 등장하는 남의 일기장들에 관심이 가곤 합니다.
대형 문구점 등에서 비치해놓은 시필용 다이어리중에는 직원이 썼는지(?) 실제 다이어리를 쓰듯이
페이지를 여러장 꾸며놓은 샘플들을 볼 수도 있는데,
워낙 남에게 관심이 없는 무심한 성격이라 그런지 일기를 쓴 사람의 내밀하고 개인적인 이야기보다는
남들은 어떤 레이아웃으로 어떻게 페이지를 꾸몄나 궁금해서 유심히 보기도 하고요. :)
그런 의미에서 좋아하는 영화들에서 등장하는 의미 있는 다이어리들을 찬찬히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에
자료를 모아보았습니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
연애가 뜻대로 되지 않는 외로운 노처녀(...) 브리짓의 일기장에서 시작된 브리짓 존스 시리즈는 최근까지도
여러편 개봉되었지요.
그 중에서도 전 1편을 좋아하여 빨간 일기장에 대한 로망이 있었습니다.
그 덕에 몰스킨의 레드 하드 커버를 들인 것도 이유라면 이유가 아닐까...
주로 데일리 페이지로 구성되어 있고 빽빽하게, 혹은 느슨하게 매일매일의 감정을 기록하는 타입입니다.
다꾸라기보다는 정말 일상을 적어내려가는 일기장이다보니 막판에 다이어리 내용을 들키고서
짧은 시간 동안 저까지 진땀을 흘렸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자잘하게 꾸준히 기록해서 한장 한장 들추며 추억을 소회하는 형식이 될 수 밖에 없는 데일리 레포트는 잘 쓰지 못합니다.
주요한 사건을 위주로 기간제 기억 담아 놓기 타입이라, 매일매일 꾸준히 쓰는 내면 성찰은 성미에 맞지 않아서
이렇게 매일을 풍성하게 기록하는 타입의 일기장은 부러우면서도 경외롭다 싶어요. :)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
유연하고 부드러우면서 반질거리는 검정 가죽 커버와 양피지 색을 닮은 듯 빛바랜 색깔과
얇은 펄프가 곱고 잘게 엉긴 듯하고, 폭신한 감촉의 종이가 참으로 탐나는 톰 리들의 일기장입니다.
덕분에 저의 트노는 검정 커버에 금장 팁을 모서리에 코너 캡으로 달아 놓게 되었습니다.
저의 블랙성애는 정갈한 필체와 부드러운 종이의 질감이 잘 보이는 톰 리들의 일기장이 시초라고 봅니다..
일기는 플래시백처럼 그 기억에 상대를 끌어들이는 형식으로만 작용했고 내용이 따로 적혀 있지는 않아서
애초에 꾸미기와는 거리가 멀지만, [Hello, Harry Potter…] 를 보면 심장이 두근거리지요.
역시 가장 중요한 건 글씨체였어....
번외로 닉네임 '혼혈 왕자'의 메모가 적힌 마법약 수업 책입니다.
왕자님은 무심한 듯 꼼꼼한 성격이 드러나도록 교과서의 내용을 수정하고 지우기도 하며 메모를 해두었지요.
영자 책에 이런 필기를 한 책을 보면 혼자 비실비실 웃음이 나는 이유가 이것이었나 봅니다.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뻔한 하이틴 로맨스 + 19금인 뻔한 영화이지만 전 세바스찬의 일기장 때문에 유독 더 유심히 영화를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항상 옆구리에 끼고 다니며 생각나는 것들을 적어나가며 홀로 시간을 보내는 취미가 있는 남자주인공이에요.
여자 주인공에게 접근한 목적부터가 불순하고 발랑까진데다 겁대가리 없는 부유한 10대 남자애의 일기장인데
일기를 쓴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소박하기도 하고 고풍스러운 취미이다보니 의외다- 싶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세바스챤이 의외로 굉장히.. 달필입디다..?
사진도 야무지케 스크랩해주고요 콜라주 기법도 선보입니다. LOL
그림으로 그린 목걸이로 캐서린의 비밀을 폭로하지요 :)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
사실 다이어리로 시작해 다이어리로 끝나는 영화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여고괴담 2였어요.
표지 자체는 패브릭으로 덧댄 하드커버의 일기장인데, 효신이는 어지간히 공부하기가 싫었는지(...) 열성적으로 꾸민 페이지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거든요.
양호실에까지 몰래 들고가서 마음 편하게 남의 교환일기장을 구경하는 민아를 따라 색연필과 색색 젤펜으로 꾸민
개인적으로는 조악하다 싶은
(주로 수업시간 까먹을 때 좋잖아-라고 말했던 대로 수업 시간에 하려다보면 이런 도구들을 쓰는게 최선이었나보다.. 싶기도 하고요..)
그림들을 지나서 귀엽네- 하며 코웃음치던 와중에 여러가지 아주 흥미로운 기믹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여기를 떼보라는 문구를 따라 카세트 테이프를 뜯어내 당기면
주르륵 책등에 숨겨져 있던 비즈들을 따라 별사탕이 나오는 그런 기믹들은 오 신박한데?! 싶었어요. lol
아마 여고괴담 2 시대에 다이어리 꾸미기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작품이 아니었나...
번외의 번외 / 사바하
박목사가 경찰 옆에서 엿들은 정보까지 빠짐 없이 적어내려가며 사슴동산을 추격할 때 등장하는
수첩입니다.
수첩은 일기장과는 성격이 다르지만 그의 메모 방식이 흥미로웠거든요.
들리는 정보를 간추리거나, 혹은 도청으로 엿들었을 때 튀는 주요 단어들을 적으면서 각 단어들의 관계를 연결해보기도 하고 파생된 정보나 생각들을 적어내려가는 마인드맵 스타일의 메모를 하거든요.
휴대하기 편한 얇은 종이의 수첩에 볼펜으로 빠르게 적어내려가는 장면에서 형사들과 비슷한 타입이라
박목사가 확실하게 사건의 주요 맥락을 짚어가면서 막판에는 진실에 도달하겠군-하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
이 외에도 일기장이 키워드가 되는 영화들은 많고 많지만
영화를 취미로 삼은 편도 아니고.... OTT도 안좋아하는데다, 개인적인 취향에서 보았던 영화들을 위주로 정리하다보니
꽤 오래된 영화들이 주를 이루고 있네요.
예쁘게 꾸민 일기장들을 구경할 수 있는 작품들이 더 있나 찾아보고 싶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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