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혼자 종이 위에 뭔가를 적고, 그리고, 붙이는 것을 좋아하는 문구 덕후들은
집 밖, 혹은 타인들과 다 같이 모이면 대체 무엇을 할까? 에 대한 궁금증이
커뮤니티의 첫 모임 (정모 =주기적 혹은 비주기적 모임 / 번개) 참여 계기였던 것으로 기억해요.
MBTI, 내향형 이건 짚고 가자고
사실 내향성과 내성적인 것은 다르다는 것을 아십니까.
낯가림이 심하고 처음보는 사람에게 말을 잘 못거는 등의 성격은 내성적 = 소심한 사람인 것이고,
내면에 집중하고 자신에게 몰입해서 에너지를 만들고, 타인과 상호작용을 할 준비를 할 수 있는 사람을 내향형 사람이라고 하더라고요.
이 두 가지는 서로 완전히 다른 성향일 뿐더러, MBTI가 절대적인 지표도 아니고,
자기 자신에게 특이한 컨셉을 갖고 있다거나, 인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다 함께 모여 시간을 갖는 모임에 참석하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즉 모임에서는 내향형이냐 외향형이냐가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는 것!
인싸와 아싸에 관계없이, 내향 외향도 노 프라블럼,
좋아하는 것에 대해 수다 떨기를 좋아하고, 정보를 공유하고 싶은 것은 덕후들에게 기본 탑제된 성향이 아닐까 합니다. :)
꽤나 시끄러울 겁니다. 요주의!
유유자적한 혹은 고독한 사색의 이미지가 강한 일기, 다이어리 쓰기를 취미로 가진 사람들이지만,
서로 통성명도 하고, 가지고 있는 물품들을 소개하다보면 여느 파티와 다르지 않게 시끌벅적해집니다.
특별하게 다이어리 꾸미기만 할 거에요. 그림만 그릴 거에요. 처럼 룰이 정해져 있어서 조용히 해야하는 분위기가 아니라면, 사람들이 파티하는 여느 모임과 다르지 않게 즐거운 에너지를 갖게 됩니다.
우선 달달~한 것들로 혈당 떨어지지 않게 텐션에 연료를 더해줍니다.
대부분 모임 장소가 커피와 맛있는 것들이 대기하고 있는 예약 카페, 스터디 룸인 경우가 많아서
다 같이 모여 산 마카롱 세트, 누군가가 쏜 케이크, 누가 직접 만들어온 피자, 김밥 같은 게 계속해서 나올겁니다.
같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에도 한국인의 특유의 '밥은 먹었어?'문화가 빠질 수 없나봐요.
맛있는 것들이 나오거나 직접 만든 것을 보여주면 서로 사진도 왕창 찍습니다.
내가 만든 걸 맛있게 먹어주는 모습을 다이어리 수다를 떨러가서 직관 가능하니 솜씨 좋은 큰 손들은 모임을 늘 기대하기도 하고요.
수첩이나 용품들을 늘어 놓고 대부분은 먹고 마시면서 다 같이 어울리는 분위기에 취하기 시작합니다.
통성명도 하고 취향껏 꾸민 다이어리를 구경하며 정보를 얻기도 하고요.
서로의 만년필을 시필해보거나, 해외에서 직구한 마스킹 테이프를 구경하거나,
찍어보라며 내놓은 거대한 스탬프의 산에서 예쁜 도장을 골라 내 다이어리를 꾸며보기도 합니다.
결국 다이어리가 좋아서 모인 여덟, 아홉 명,
혹은 더 많은 수의 사람들이 총 4시간의 파티 시간 중에 대략 3시간 50분은 수다를 떨게 됩니다.
다이어리를 펼쳐 놓고 뭔가를 그리거나 적어 넣는 와중에도 입은 쉬지 않거든요.
어디에 여행을 가면 어떤 리미티드 에디션이 있는데, 어떻더라 하는 이야기까지 하다가 배가 꺼진다면
거하게 2차 장소로 떠나는 회식러들의 분위기로 밥을 먹으러 가게 될지도 모릅니다.
하다못해 다 함께 다음 커피를 마시러 카페 탐방을 떠날지도 모르고요.
절대, 웬만해선 굶고서 터덜터덜 집에 가는 일은 없다!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가능한 것
코로나 시국 이전에 국가 대항전으로 트노 탑쌓기가 유행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거의 수십 명 혹은 백명 단위로 모여서 이제 막 입문해서 한 두권 갖고 있는 유저부터
용도 별로 여러 권 씩 갖고 있는 헤비 유저까지 자신의 트래블러스 노트북들을 몽땅 가지고 나와서는,
누가 더 많은 노트를 쌓는데 성공했나를 경쟁했던 것인데 - 무려 한일전..
일본이 아무리 본토라 해도 절대 질 수 없지
그 이후에 태국과 홍콩 등, 유통 라인을 따라 탑 쌓기 국가 대항전 소식에 서로 '이건 못 참지'를 시전하여 기록이 오가며
한 동안 유저들에게 즐거움을 주었지요.
00페어, 전시회, 00행사 등 문구 덕후들이 모이는 곳에는 언제나 모임 정보도 있게 마련이라,
올해는 많은 모임에 참가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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