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스타벅스에서 다이어리 꾸미기 용품들을 싸갖고 가서 펼쳐 놓고 놀고 있으면
스티커도 나왔다가, 테이프도 나왔다가 가위와 핀셋도 나왔다 들어가고 바빠보이니까
옆자리 분들이 신기해 하며 구경하거나 말을 걸곤 합니다.
??? : 저.. 그게 뭐예요?
"다↘꾸↗요↘..."
살짜쿵 수줍어하는 표정은 옵션입니다.
어디서 오타쿠 타는 냄새 나지 않습니까..?
화려한 꾸미기에는 화려한 재료가 필요하고
그 라인 업은 현금에서 오는 것입니다!
다이어리 꾸미기 = 다꾸에 주로 사용되는 아이템들은
- 스티커
- 마스킹 테이프
- 메모지 = 떡메모지 = 떡메 라고 불리우는 종이쪼가리 or 저처럼 아예 포스트잍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요즘은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다이소에서 웬만한 소품이나 재료들을 모두 구할 수 있으니
다이어리 꾸미기에는 최고의 전성기가 아닐까 싶네요.
라떼는 딱풀에 셀로판 테이프가 전부였는데 말이야....
주로 정서 상태가 드러나는 꾸미기가 되곤 하는데, 그지 같은 회사 생활로 인해
몽실몽실한 컬러를 띈 메르헨 풍의 세계가 그리워졌는지 파스텔 계열 컬러를 테마로 잡은 꾸미기 기록입니다.
그 짤이 생각나네요.
'블루베리 팩을 열었더니 잎 하나가 올라가 있길래 아, 귀여워! 하는 소박한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나에게 망할 세상 새끼가...'
이번 다이어리 꾸미기 스펙 : A5사이즈
마카롱 6공 다이어리
모눈 격자 노트 미색
노트들을 모아서 끼울 수 있는 형식의 바인더를 이용한 플래너입니다.
살짝 반성을 해보자면..
워낙에 글씨가 지렁이 쌈바 춤을 추는 저는 글 뭉텅이가 한 곳에 크게 모여 있거나, 페이지를 완전히 덮어버리는
그런 사태만은 피해야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는 레이아웃을 잡아 놓고 나중에 내용을 채워 넣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글씨를 아직 교정하는 중이라 구역이 정해진 상태에서 적어 넣는 것이 배열을 교정하기도 쉽고
언젠가가 될지 모를 그 먼 훗날의 나중에 보기가 마음 편하거든요...
그리고 미리 꾸며놔야, 컨텐츠는 생기고
저의 내밀한 이야기들은 감출 수 있는 가림막도 붙일 수 있고 누이좋고 매부좋고 님도 보고 뽕도 따고....
look at.. 뭐? 대체 뭘 말하고 싶었던 걸까요.
영문필기체는 어떻게 어떻게 쓰긴 하는데, 캘리 그래피 수준도 못 되고
정체와 한글은 개발 괴발 쓰는 악필인 인간의 몸부림을 보고 계십니다.
정말... 사람은 기술을, 아니 이 경우에는 글씨 쓰기니까, 기교를 배워야합니다. 네..
네온 컬러로 상큼함을 떠올린 레이아웃인데,
괜시리 초등학교 시절 받아쓰기 때 글씨가 못나서 지적 받은 기억이 떠오르면서 PTSD가 싸악 올라오는걸 느끼며
이 페이지에선 결국 에이드 종류를 주문해서 마시면서 속을 달래가며 내용을 채웠다는 이야기가 있고요. ㅎㅎㅎㅎ
말했잖아요.. 정신 상태가 드러난다고;;
한 때 다이어리 꾸미기 바닥에서 유행했던 여성 패션 일러스트 스티커를 매치했어요.
이런 스타일의 일러스트 스티커를 활용하면 화면을 채우기도 용이하고
색감을 다채롭게 꾸밀 수 있어서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A5 이상의 넓은 면을 채워야하는 다이어리 꾸미기를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컬러와 구역 나누기입니다.
일기를 쓸 때는 물론 쓰고 있는 현재의 심리 상태도 중요하지만은,
그 기억이 희미하거나 아예 안나버리게 될 나중에, 시간이 흐른 후에 다시 펼쳐 보았을 때를 고려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종이와 돈 주고 산 혹은 선물 받은 부자재들을 사용한 것이 헛되지 않게 만들고 싶다는 작은 바람이 들어가 있기도해요.,
패션 유행처럼 당시에 좀 요란한 것들만 따라가는 사태를 최대한 피하면서,
유행타지 않을 법한 요소들을 고려해가면서 촌스럽지 않게,
내용을 요약해서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
패스트푸드 점 타일 벽을 장식하던 시대를 한번 타고 흘러가서 다시 유행하지도 않을 스타일이 강한
시트지 프린팅 일러스트나 요상 야릇한 패션 스타일만큼이나 슬픈 것은 없으니까..요...
그래도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글씨입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주 요소는 글씨입니다.
글씨에요...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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