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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Log/未募思

이직 WorkingDead : 첫직장은 다 그렇게 시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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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강사가 한 말이 있습니다.

"원래, 첫직장은 다들 이상한 곳에 들어가요. 모르고 들어가니까 당연하지! 그러면서 배우는 거에요. 아, 이게 사회생활이구나."

 

첫 직장?  가족같은 분위기가 문제가 아닌...

 

오전  7:20 출근, 오후 7시 퇴근이었고, 토요일에도 근무를 했으니까요.

20년 전에는 근로기준법 위반 정도는 애교고, 근무 환경 조차도 '인간의 건강' 따위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선임들 모두 이제 막 20대가 된 막내를 굉장히 아꼈고, 인간 관계와 예의를 가르쳤으며, '나중에 짬이 쌓이면 전공 살려서 자체 디자인도 해보자.'며 비전도 제시해주었지요.

'우리 막내에요' '네가 와서 정말 기쁘다', 짐만 날라놔도 '어이구 잘했다' 하는 정말 좋은 분위기의 회사였지만, 햇빛도 없는 먼지 구덩이 속 던전에서 온갖 독한 화학물질과 소음 공해 속에 말그대로 '구른' 결과, 약 한달만에 전신 피부가 뒤집어지는 기염을 토했거든요.

(지금도 시장을 생각하면 안면과 손등에 가려운 느낌이 듭니다)

 

호흡기에 가장 먼저 신호가 왔지만 마스크를 쓸 수 없어요.

보다 못한 선임들이 '사장님, 막내가 콧물을 너무 흘려요, 목소리도 갔는데요? 그냥 마스크 쓰게 할까요?' 도 해봤지만  '손님들 상대를 해야 하는데, 보기에도 안 좋고 얼굴을 가리고 있으면 안된다'는 이유였지요.

오가는 행인, 스와치 가지러 오는 정체불명의 업자들, 원단 관광을 온 관광객들 외에는 딱히 '손님'이랄 것이 없는 상황에...?

다행이라면 지나는 행인들에게 호객행위까지는 하지 않아도 되었다는 점일까요.

 

머리에 달린 구멍이란 구멍에 매일 같이 들어오는 이물질들에 괴로운 탓에 손님들 없을 때만 몰래 쓰고 있을까, 배째라고 마스크를 쓰고 버틸까도 했지만, 요령이 없다보니 시키는대로 하는 것이 방법인줄 알았지요 뭐.

전 그래서 코로나 시기를 정말로 반겼더랬습니다. 상호 간의 안전을 위해 '방어를 할 권리'를 처음으로 전세계에 선포한 계기였으니까요.

 

그 밖에도 '시키는 대로 해, 원래 그렇게 하는 거야.'는 많았답니다.

만 20세가 되도록 아르바이트는 커녕 사회생활이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는, 그렇다고 필수 교육과정 공부조차 한 적이 없는, 

이도저도 아니게 대충 살아 온 '경험 없는 인간'에게 사회생활이라는 감각이나 노하우 따위가 있을 리 만무했고,

이를 분석하거나, 상담할 수 있는 도구도 없던 시기에 1주일이 지나자 뭔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오기 시작했고, '열심히 해야지'라는 결심이 그다지 좋은 생각이 아닐 수 있겠다-라는 혼자만의 확신이 생기는 데는 3주가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병원에 갈 시간이 없다보니 콧물, 기침, 피부 발진 등에는 지르텍이 그나마 널리 알려진 항히스타민제였던 시기에 효과 없는 알러지 약과 두통 때문에 아세트 아미노펜을 돌아가며 먹으면서 일하는 것을 알게 된 어머니가 처음으로 저에게 권합니다.

'너 미쳤니? 그 회사 당장 그만 둬라. 그러다 죽는다.'

 

업계 자체가 고일대로 고인물들만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였던 데다가,

지르텍과 아세트아미노펜은 인체에 약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안전한 편에 속하는 약물들인데도 처참하게 주저 앉은 면역력 저하가 원인이었던 상황이라 기침 콧물 피부 발진은 정말로 퇴직을 해서 환경을 바꿔야만 나을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졸업하고 맞이한  첫 해 동안에 첫 입사와 첫 퇴직을 하며 그렇게 마흔 고비의 서막을 올리게 됩니다.

 

직장을 구할 때는 '일단 입사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인간관계와 회사의 구조'는 배제해 놓고

일차원적으로 보이는 환경까지는 고려해보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리모델링한 깔끔한 사무실이나 고층의 채광 좋은 오피스를 둘러봐야한다 가 아니라,

직원이 직접 사무실과 그 외 화장실 등을 청소하고 설거지를 하며 관리를 해야하는 업체일 수도 있고, 

갓 생산한 상품을 핸들링해야할 경우에는 그 물질에 내 몸이 반응할 가능성 등을 고려해야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옷 만드는 게 좋고, 원단, 부자재를 좋아해도, 몸 상해 가며 일하는 것은 어리석다.

상사가 시킨다고 다 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9 to 6로 사무실에서 하는 일이 최고다. 라는 교훈을 얻고 두번째 직장을 바로 구하게 됩니다.

 

그래서 선택한게 웹디자인? 

 

패션 디자인과 관련이 없지만 관련이 있는, 미련이 질질흐르는 '애매한 구역'의 구직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불법에 손을 대었던 이야기로 넘어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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