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 시집에 대한 감상이나 자료 서평 같은 거 없습니다.
- 가난한 자의 현타가 8할 있습니다.
제목이 무려 불온한 검은 피.... !!
이 불온하고도고 음습한 제목을 보라..!
무턱대고 제목에 꽂혀서 '이 책 … , 꼭 한번 보고 싶군 … .' 하고 교보에 갔던 것이었으나,
실제로 마주치고 보니
/읭? 시집이네...? 어, 음... 문학의 끝판 왕, 시였어... 음.... /하고 당황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진짜로 육성으로 이렇게 나도 모르게 지껄인 스스로에게 멘탈 털린 나)
절판된지 오래였던 '슬램덩크 10일 후'를 반디앤루니스에서 운명적으로 만났던 것처럼,
키오스크에서 도서 위치 검색을 한 표를 들고 휘적휘적 가서 책장을 쭉 스캔하다가
누가 서가에 잘 꽂힌 책들 위에 가로로 얹어놓은 책을 보고 '누가 이래놨대?'하고 들었더니 내가 찾던 책이었다...
그리고서 시집임에 벙쪄서 제대로 검색도 안하고 무작정 찾아간 나의 저돌적인 멍청함에 잠시 현타를 느꼈던 것이고요...
그것이 주말의 급작스러운 우리의 만남(?)이었습니다.
책 표지부터가 감성 돋는 밤 비를 연상시키고요.
검은 피 답게 검고 무기질한 은색의 빗방울 혹은 핏방울 아니면 눈물을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이에요.
요즘은 책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표지와 북 디자인의 중요성이 강조되어서
조형적인 예쁜 책들이 많아서 참 좋습니다. :)
예쁜 책들은, 책장에 사다 놓고도 흐뭇해지거든요.
읽으면 더 기분 좋아지고요. 어쩔 수 없는 물욕의 생물이여...
그리고 녀느 양장판 시집들이 그러하듯...
비싸고 이쁜 양장과 심플한 디자인과 내 인생까지 밀어버리는 듯한 자비롭지 못한 가격.......
책표지를 뒤집어보고 두번째로 굳어서 현타를 겪었답니다. ㅎㅎㅎ ㅆㅇ...
전체적인 시의 느낌으로는 '중이병' , '추모' , '타인에 대한 연민' , '연인과의 이별' , '밤' , '죽음' , '음악' , '장례식' 등등 입니다.
자신의 감상에 충실한 작품이라 \선택적 감정 이입자\의 시선에는 심하게 현대적인 문체 + 자기중심으로 치우쳐진, 공감이 좀 어려운 느낌이 산뜻하지는 않다...
그럼에도 짧고 함축적인 문장에서 멀어지고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사람들이 머물렀던 순간들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나는 것은 사실입니다.
끊임 없이 보내고 '싶었던' 편지를 보내지 못하고 간직하고 있는 탓에
편지를 보내듯 물리적으로 분리하지 못한 슬픔 때문에 계속해서 편지를 쓰고 다시 어딘가에 넣어둔 두기를 반복하는 연계성을 보입니다.
되새기는 감정이 정지한 시간처럼 도돌이표로 계속 삶과 함께 이어지고 있음이지요.
계속 그렇게 살면 병납니다... 소리가 절로 나온다고 해야하나..
가요같이 알콩달콩하던 연애의 끝에 다다른 지리멸렬한 사랑과 이별이 아니라
죽음과 성장과 자연적인 헤어짐에 대한 이별을 노래하며 슬픔에 머문 나 혹은 타인을 이야기합니다.
달필의 예쁜 글씨체 보다는 나처럼 개발괘발 쓴 짤퉁한 글씨가 더 거친 갬성을 대변할 것이다! 라며 당당하게 글씨체 오픈... ㅎㅎㅎㅎ
죄송합니다, 아무튼 모두에게 죄송합니다. 나도 새벽이라 갬성이 돋아버려쒀...
그래도 꽥꽥 거리며 어찌함니꽈에 이어 쉬즈 곤을 부르는 게 죄는 아니듯이
악필도 좨는 아뉘좌나..... 자아도취입니다. 존중해주시죠..
아 맞다, 그리고 계속해서 이별을 이야기하지만 자아도취는 일절 없는 문체라 깔끔했습니다.
이것이 작가의 작품이라는 것인가.. 했더랬지요.
수수한 문체에 순수함이 느껴지거나 , 휴머니즘이 묻어나는 따뜻한 시가 취향이고,
구어체를 활용한 독립 시 같은 교과서에서 보던 시들을 좋아했는데, 간만에 현대 시를 만나서 책을 산 돈이 아깝지는 않았다.
마음에 드는 문구들을 밑줄까지 쳐가며 제 딴에는 진짜 초면부터 열심히 들춰보았거든요.
와닿은 문장을 나름 감성 취해서 필사까지 했으니까요. ㅎㅎ
그래도 앞으로는 제대로 사전 조사를 하고 움직이자.
J 아닌가봐 나... 하는 자아성찰을 했다는 뱀발을 덧붙입니다.. 에휴..
N과 S를 왔다갔다 하더니 J와 P도 오락가락하나봅니다.
MBTI 말고 더 정밀하고 과학적인 도구가 나오면 좋겠습니다.
시집 한권 우연히 샀다가 자아성찰까지 하고 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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